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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전태일 노래극(12. 23.) 온라인 공연을 보고... 
작성자 소윤수 등록일 2020-12-28 조회수 117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이 넘자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조치를 하게 되었고, 경기아트센터에서는 2020. 12. 23. 저녁 7시에 소극장에서 하기로 한 전태일 노래극 '불꽃'을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하였다.

올 해가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지 50년이 되는 해라 전태일기념재단에서 여러가지 예술작품들을 지원하여 발표하게 하였다고 하고, 이 작품 또한 그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이수호 기념재단 이사장님의 인사말을 듣고 보니 지난 달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공연은 노래와 연극을 적적하게 섞어 전태일과 관련된 일화를 사실에 입각하여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이러한 일화는 고 조영래 변호사가 고시공부를 하는 동안에 집필했던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삷과 죽음'이라는 책(후에는 조영래 명의로 전태일 평전으로 펴냄)에 기재된 내용과 지인들의 기억을 토대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전부 실제로 있었던 내용들이었다.

이번 노래극을 통하여 암흑의 시대에 불꽃처럼 살다 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생애를 기억하며 진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들과 어머니의 마지막 대화는 참으로 위대하고도 뜨거운 감동으로 가슴 깊이 새겨졌습니다.

오늘날 일하다 죽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귀가하여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입법을 위한 정치적 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50년 전에 스물두살의 꽃다운 청년은 재단 보조인 시다 소녀들의 여린 손과 아직 앳된 얼굴이 누렇게 뜨는 것을 보고 인간적인 연민을 느껴 자신의 몸을 불태워서라도 세상을 바꾸어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불꽃으로 타올랐지만 아직도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으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택배기사가 과로사하였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세상은 그저 무감각한듯 무심하게 듣고 흘리고 맙니다.

전태일의 유서가 낭독될 때는 참으로 숙연해지더니 그 유서를 노래를 들으면서는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그 유서에 인간적인 고뇌가 다 담겨져 있었고, 자신이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를 알면서도 아무 두려움 없이 의연하게 맞이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시대의 영웅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생명의 불꽃이 사그러지는 순간에 어머니에게 "저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 주세요. 물질이든 어떤 유혹이든 절대 타협하지 마세요"라고 부탁하던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외침!
열사의 인간에 대한 사랑의 진정성과 자신이 택한 길이 단지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에 따라 행한 것이라는 진실함 그 자체가 아닌가?!

아들을 하늘로 보내는 순간에도 식어가는 아들의 몸을 끌어안고 "내 몸이 가루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니가 원하는 대로 할거다. 절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너의 뜻을 이룰 것이다"라며 눈물을 거두는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강단!
한 없이 강하고 위대한 어머니의 전형이 아닌가?!

그렇기에 이후 50년 동안 열사는 노동운동의 선구자가 되어 민주사회와 복지국가의 초석이 되었고, 어머니는 서럽고 배고픈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서 밥을 해먹이고 서러움을 달래주는 노동자들의 따뜻한 품이 되었으니 이보다 더 거룩하고 위대한 모자의 맹세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나 아직도 서민 노동자와 비정규직들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천대받으며 과로사와 위험의 외주화로 수 없이 죽어나가는 이 나라의 현실이 참으로 부끄러울 뿐이었습니다.

30년 전 책으로 읽었던 전태일 열사의 일생을 노래극으로 다시 접하니 감동이면서도 가슴 한 켠이 먹먹하였습니다.

소극장에서 직접 관람하였다면 더 큰 감동을 받았을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뜻 깊은 공연을 비대면 온라인으로라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더욱이 이처럼 의미있고 훌륭한 공연을 문화의 날 무료공연으로 기획해주신 경기아트센터의 사회적 공헌에 무한한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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