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상세보기
위대한 뼈   추천 0
작성자 박윤경 등록일 2021-12-07 조회수 86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에 연극 ‘위대한 뼈’를 예고하는 페이지가 열린 뒤로 어떤 이야기인지 무척 궁금하였다. 경기아트센터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제1회 희곡 공모전에 당선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프로그램에 실린 작가의 말 중에 ‘자발적으로 증발하고 있는 인구’라는 글귀가 있었다. 행방을 감추고 잠적해 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말에 눈이 한참 머물렀다. 그동안 보아 왔던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뒤적여 가며 어떤 이야기일지 나름으로 짐작해 보았다. 막상 작품을 관람하고 나니 내 상상과는 많이 달랐다.

여러 가지 궁금증도 남았다. 가장 궁금했던 건 작가가 제목을 왜 위대한 뼈라고 붙였느냐 하는 점이었다. 물론 작품에서 위대한 뼈가 무엇인지 짐작할 만한 대목이 많이 나온다. 다만 내 궁금증은 유전자 변형으로 생겨난 새로운 인류가 왜 위대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유전자 변이로 생겨난 새로운 인종 자체가 그다지 위대해 보이지는 않았다. 내내 음울하고 음산했다. 함께하지만 각각이고, 서로를 믿는 척하지만 배신하고, 잘못을 따지고 갈등하는 인간의 삶이 펼쳐졌다. 그런 점에서 의지와 희망을 박탈당한 채 고독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문제를 잘 드러내었다고 느꼈다.

그러다 ‘우리에게 닥칠 미래’라는 점에 주목해 보았다. 우리에게 닥칠 미래가 비록 새로운 질병과 그로 인한 갈등 및 혼란일지라도, 주인공 김병태가 물고기가 되어 에콰도르로 떠나고자 했던 희망의 불씨를 보인 것처럼, 끝까지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위대하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렇더라도 이 작품은 씁쓸한 느낌을 상당히 남긴다. 그래서 제목이 주는 위로와 희망 같은 건 느끼지 못했다.

김병태의 아내는 수강생이 자살한 학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런 그녀를 찾아가 아픈 말만 골라 하며 집요하게 괴롭히는 남학생이 등장한다. 남학생의 심리와 두 사람의 갈등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작품 후반부에 남학생이 오히려 강사를 위로하는 장면은 생경해 보이기까지 했다. 어떤 동기나 계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입체적인 인물로 바뀐 대목에서 의아함을 느꼈다. 김병태의 딸 역시 사건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았지만 뒤로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점이 아쉬웠다.

주제가 무거운 걸 고려해 인물의 대사나 동작에 관객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포인트를 심어 놓으면 좋겠다. 어려운 대사는 귀에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점도 고려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앉은 좌석은 사이드 쪽이었는데 스크린에 띄어놓은 영상이 가려서 끝까지 다 보이지 않았다. 다음 공연 연출 때는 이러한 아쉬움을 고려해 주면 좋겠다.
추천하기

댓글 0개

인접 게시글 목록
이전글 연극 <위대한 뼈> (Oct. 8.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박건희 2021-12-06
현재글 위대한 뼈 박윤경 2021-12-07
다음글 12.05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반향: Voice> 공연 잘 보았습니다. 이지영 2021-12-08
  • 인쇄 게시글 화면 캡쳐

만족도 조사

평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