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상세보기
[장단의 민족 바우덕이 트렌스포머]우리 풍물이 원래 이런 건가요?   추천 0
작성자 강지윤 등록일 2022-05-22 조회수 112
국악을 제대로 들은 적도 없고 사물놀이나 줄타기를 본 적이 없어서

'바우덕이 트랜스포머'라고 했을때 과연 이런 공연이 재밌을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소리와 장단이 이렇게 신나고 즐거울 수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일단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는 구분할 줄 알면서 해금, 소금, 아쟁 은 본 적도 없고 구분도 못했습니다.

악기를 구분할 줄도 모르는 저에게는 악기와 연주자들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만든 세트가 참 좋았습니다.

비록 그 악기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지금 이 소리를 내는 악기가 저 악기구나, 이런 예쁜 소리가 나는구나' 를 알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악기를 다루는 분들의 흥도 느껴졌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처럼 줄타기 공연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

줄 위에서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자유자재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관객 석에서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과 어름사니(줄 타는 사람)를 믿는 마음이 한 마음이었습니다. 떨어지지 않았으면.. 더 높이 뛰었으면...

줄 밑에서는 풍물패가 상모를 돌리는데 조용한 가운데 역동적인 모습들이 줄타기와 어우러졌습니다.

풍물패의 발끝 하나하나가 살아 있었고 무대를 발소리하나 없이 움직이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에게 제일 좋았던 구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버나놀이였습니다.

배고프니 그릇이나 돌리자 하고 시작한 곡예였다는 슬픈 내용보다도

한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한 팔로 막대기를 받치고 서 있는 배우가 참 힘겨워보였습니다.

개인 카메라가 비춰주는 버나를 돌리는 배우님의 땀과 표정은 어딘가 집중하는 사람이 갖는 희열을 함께 보여주었고

그릇이 얼마나 잘 돌아가나 떨어지지는 않나, 하는 결과만 보는 저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소중한게 돌리던 그릇을 떨어뜨려 깨는 퍼포먼스는

만다라를 정성스레 그리던 티벳 스님이 완성된 만다라를 다 섞어버리는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충격적이었고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길놀이라는 마지막 악장을 통해 유랑예인의 어깨춤사위, 치마를 잡은 손가락 에서

그들의 살아온 삶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연륜이 주는 감동은 작은 몸짓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국악, 풍물이 이런 것이었나?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 것이었나? 가는 내내 친구와 즐거운 대화를 했습니다.



옛 것과 현재의 만남, 역동적인 움직임과 집중하는 동작.

우리의 삶에 극과 극이 함께 있듯이 우리의 장단에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고

아이러니를 극대화하니 지루할 틈이 없는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제목이 이게 뭐지?' 라고 거부감을 느껴 이 극을 못 보게 되지는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제목이 조금만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었다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주말을 신나게 보냈습니다. 마음도 풍요로워졌습니다.

이렇게 또 덕분에 한 주를 신나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들 고맙습니다.
추천하기

댓글 0개

인접 게시글 목록
이전글 특색있고 흥이 넘치는 공연 장민정 2022-05-21
현재글 우리 풍물이 원래 이런 건가요? 강지윤 2022-05-22
다음글 과거와 현재, 무대와 관객을 잇는 연출의 힘 박상문 2022-05-23
  • 인쇄 게시글 화면 캡쳐

만족도 조사

평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