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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의 민족 바우덕이 트랜스포머]우리 가락의 흥겨운 정취를 맛볼까나   추천 0
작성자 박지민 등록일 2022-05-25 조회수 248
지난 20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의 <장단의 민족 바우덕이 트랜스포머>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아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진대회 형식을 빌려 꾸려나간 무대 구성과 더불어 매체와 무대 공간을 활용하여 관객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서른한 가지 맛을 제공하는 모 아이스크림 브랜드처럼 남사당 최초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이름을 물려받기 위해 마음껏 재주를 뽐내는 경진대회 참가팀의 화려한 솜씨를 바라보는 재미가 가득했다. 다채로운 감상 포인트를 뒤로하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가지 무대에 대한 짤막한 감상평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K-덧뵈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K-덧뵈기의 세계. 특정 작품이 우리 사회와 호흡할 때 가령, 시대를 신랄하게 꼬집거나 세태와 풍속을 작중 은연하게 드러낼 때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힘은 더욱 견고해진다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 무대는 예나 지금이나 가락과 춤사위로 목소리를 내며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었던 우리 민족의 행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등 현 세태를 관통하는 여러 복합적인 이슈에 관한 메시지를 K-POP이라는 장르와 접목한 국악으로 귀결시켜, 풍자와 해학의 멜로디를 보여주었다는 점은 짙은 여운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 "버나, 정가"

배고픈 청년이 버나를 돌린다. 아티스트를 집중적으로 포착한 카메라 앵글을 통해 온전히 몰두하는 표정과 더불어 흘러내리는 땀방울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전 무대와 달리 3인이 꾸려 나가는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묻어 나오는 아름다운 정가의 가락이 더해져 커다란 무대 공간을 가득 채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에 반해 이 무대는 절정으로 치닿는 순간 버나를 돌리는 행위를 중단함으로써 모든 걸 내려놓는다. '유'에서 '무'로 회귀하는, 보편적이지 않은 무대 구성은 연신 감탄만 내뱉기에 충분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4막 이시미 놀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관객들이 마치 지나가던 행인 1 혹은 경진대회 심사위원의 역할을 수행하며 퍼포먼스를 함께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색다른 시도였음에도 양날의 검이었달까. 무대 좌측에 설치된 커다란 스크린으로 인해 무대 공간을 온전히 바라볼 수 없었고, 감상평이라는 이름 아래 무례함으로 무장한 단어들이 오간 오픈 채팅방의 잔상들은 되려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방해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공연을 통해 오래전부터 우리네 이웃들과 정감을 나누며 전승되었던 남사당패의 아름다운 가락과 춤사위를 원 없이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정제된 순간만을 포착하여야 한다. 그동안 '국악'이라는 장르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앞선 생각들이 무색할 정도로 다채로운 시도와 어울림 그리고 참가팀의 개성까지 녹여낸 무대를 통해 고리타분했던 시선에서 벗어나 '국악'의 새로운 매력과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니 오늘 하루만큼은 신명 나게 놀아보세,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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