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률   추천 1
작성자 박윤경 등록일 2021-05-04 조회수 751
대사 없이 몸을 움직여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춤.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무용은 신명을 돋우거나 서정에 젖어 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률’도 이러한 매력을 지닌 작품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짐작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도무용단의 2021 레퍼토리 시즌에 ‘률’과 같은 대서사극이 포함되어 있다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노래 없는 뮤지컬과 대사 없는 연극이 섞인 작품이지만 분명 ‘춤’이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할 뿐 아니라 주제도 명료하였다. 해설 등 다른 도움 없이 무용수들의 춤사위를 따라가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였다. 작품은 강약의 조절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까지 훔쳐 내는 사냥꾼 같았다.

2막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각 막마다 3장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판 스파르타쿠스’라는 수식어답게 에너지 넘치는 역동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조명과 무대 연출, 현장의 악기 연주도 수준급이었다. 고려 시대에 실존하였던 ‘만적’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하여 ‘휘’의 야욕과 광기, 이에 맞서는 ‘률’의 분노와 사랑을 그려 내었다고 한다. 굳이 ‘만적’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인간의 욕망과 저항, 사랑과 전쟁을 더 없이 훌륭하게 표현해 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이 끝날 때마다 앞뒤에서 휘파람 찬사가 이어졌다. 무대에 시선과 마음을 빼앗긴 건 나뿐만이 아닌 듯하였다. 2021년 4월 1일, 평일 저녁에 보았던 ‘률’은 예술의 경지가 무엇인지 보여 준 훌륭한 작품이었다. 경기도무용단의 획기적인 기획력과 파워풀한 연출력에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과 남다른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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