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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의음향을 떠올리며..   추천 3
작성자 소윤수 등록일 2021-10-21 조회수 488
'이것이 국악관현악이다'라는 홍보문구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오래 전부터 관심이 가던 공연이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그동안 국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국악에 대한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익히 알고 있고, 공연도 여러번 봐왔지만 뭔가 딱 감동보다는 그냥 국악으로서 새롭다는 정도의 느낌이 들고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공연도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기다렸다.

무대 맨 앞줄 좌우에는 가야금과 거문고, 다음 줄에는 아쟁, 그 뒷줄에는 대금과 피리, 해금 등이 자리하고, 맨뒷줄에는 북, 장고, 징, 꽹과리 등 타악기들이 자리하여 서양 클래식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비슷한 배치가 이루어져 있어 국악관현악의 면모를 성대하게 갖추고 있었다.

'공무도하가' 연주가 시작되자 여러가지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화음을 이루었지만 역시 나에게는 아직 국악 시나위 연주는 많이 생소하고 어려웠다.
'열반'은 강권순 명창의 소리와 함께 연주되어 정말 엄숙한듯, 장엄한듯 수행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구도자가 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상상해보기도 하였다.
미국인 앤서니 그래드 콜벤의 'MOTION TO SUPPRESS'라는 곡을 들으면서는 아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즉흥음악의 대가라지만 어떻게 국악기들의 특색을 제대로 이해하고, 국악을 작곡하여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곡들과 달리 곡의 웅장함보다는 동양화에서 느낄 수 있는 여백의 미를 표현한 것처럼 단순하면서도 오묘한 느낌을 주어 신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울돌목'은 이순신 장군이 바닷물살을 이용하여 왜구를 격침시킨 명량 앞바다의 느낌을 상상하면서 듣게 되었는데, 소리의 바다에 배가 떠 있는 듯하더니 침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우성 치듯 혼란의 극한에 이르다가 드디어 승리와 평화가 찾아오는 듯한 장면이 그려졌다. 이필기 선생님의 대금연주는 귀신을 홀리듯 울돌목의 소리와 움직임까지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 그야말로 대가의 경지를 느낄 수 있었다.

'혼'은 사물놀이와 함께 어우러져 우리 민족의 정신을 표현한듯하여 반가웠으나 머릿속에 각인되는 뚜렷한 장단이나 리듬은 없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국악관현악을 지휘하는 원일 감독님과 장태평 지휘자님의 지휘 모습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두 분 모두 열정적인 연주로 관현악을 이끌어주셔서 참 인상에 남는다.

국악관현악을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생소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여 서양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는데 이는 아직 익숙하지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학창시절 처음 서양 클래식 음악을 접하면서 느꼈던 지루함과 어려움을 느꼈던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 국악도 서양클래식 음악 못지 않은 우수한 음향을 낼 수 있고, 국악계의 젊고 유능한 작곡가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경기도시나위오케스트라는 앞으로도 부단히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국악관현악도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그와 더불어 더 익숙해진다면 국악관현악도 클래식 오케스트라 못지 않은 감동을 줄 것이라 믿는다.

국악의 소중함에 비하여 시민들의 관심은 저조하여 관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악은 우리의 혼과 정신을 표현하는 소리인 만큼 더욱 대중화시킬 수 있도록 더 많이 그리고 좀 더 친숙한 내용과 방식으로 저변을 확대해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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