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상세보기
한 여름 밤의 꿈. 희망화원!   추천 2
작성자 소윤수 등록일 2021-08-13 조회수 434
가야금 반주가 맑게 울리는 가운데,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깊이 회상한다.
어린 아이, 성장기 청소년, 청년, 가장이 된 아빠의 사진이 슬라이드로 넘어가고
남자는 의자에서 일어나 고통스럽게 의자를 끌고 가더니 의자를 붙잡고 소리 없이 절규한다.
남자는 외투를 벗고 런닝머신에 올라타 달리기 시작하고, 빌딩 숲 도시를 반복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달려보지만
결국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자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내려와 어디인지 모르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사라진다.

가족, 친구, 동료 등과 더불어 평화로운 시기도 있지만
삭막한 도시에서 하늘이나 꽃을 쳐다볼 시간도 없이 죽어라 뛰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계의 부품처럼 소모되며 외롭게 소외되어가는 현대인들의 허무한 인생의 과정을 표현한 것일까?

아버지의 사진 영상을 보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은 듯한 남자는 홀연 사라지고,
상모를 쓴 다섯 남자들은 작은 호를 두드리며 평화로운 소리와 동작으로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

1부를 마치고 인도된 야외무대에서는 지축을 울리듯 큰 북이 울리고, 남자는 다시 나타나 춤을 추는데,
장고가 흥을 돋구고 꽹과리는 서로 경합하며 신명을 부추기니, 작은 북은 다다다다다! 소리치고,
큰 북은 두두두두두! 말발굽 소리를 내니
옛 고구려의 장수와 군사들이 만주벌판을 거침 없이 달리듯 통쾌하고 시원하다.

그 와중에 도깨비 불빛은 번쩍 번쩍! 하고,
크고 작은 횃불과 불기둥은 밤하늘을 훤히 밝히니
어릴 적 대보름 날 밤에 쥐불놀이 하듯 큰 상모돌리기 원호가 환상적으로 빛나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 되는 대동세상이 된다.
천지인의 기운이 모여 개벽하듯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남자는 성화처럼 타오르는 횃불 하나를 손에 쥐고 힘차게 세상으로 나아간다.

한 여름밤의 낭만처럼 친근하게 다가온 도깨비 불,
말복 즈음 열대야로 지쳐 축 쳐진 몸에 뜨거운 기운을 훅 불어넣는 횃불과 불기둥이
가슴을 요동치게 하고 힘찬 박동으로 전해진다.

나래이터는 멋진 사람을 만나 하루 종일 어울리며 얼굴과 이마며 입술이 전부 꽃처럼 보여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와 사진을 뽑아보니 전부 꽃만 남아 있더라면서 사람이 꽃이고, 꽃이 사람이라고 했다.

사람 사는 인생이 항상 꽃 같을 수만은 없겠지만 꽃을 보듯 사람을 대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서로에게 향기를 나누어 준다면
그 세상은 진정 아름다운 희망화원이 될터이다.

한 여름 밤에 멋진 꿈을 꾼 듯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멋진 무용과 신명나는 장단으로 더위와 코로나 방역에 지친 우리들의 가슴을 뛰게 해주신
경기도무용단 여러분의 노고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추천하기

댓글 0개

인접 게시글 목록
이전글 위로를 주는 창작극, 희망화원 김정원 2021-08-12
현재글 한 여름 밤의 꿈. 희망화원! 소윤수 2021-08-13
다음글 <희망화원> (경기도무용단) 노우정 2021-08-14
  • 인쇄 게시글 화면 캡쳐

만족도 조사

평가등록